본문 바로가기

세상은 놀이터다

빨간 내복 - 올겨울엔 내복을 입자구욧


내복이라도 입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날씨가 많이 추워졌어요.
겨울하면 어릴 적 입던 두터~~운 빨간 내복이나 겨울스웨터 아래 살포시 저 여기 있어요~라고 머리를 내미는 내복 자락이 떠 오르곤 합니다.
국민학교 시절 내복 소맷자락에 땟국물과 코가 묻어 번들거리던 남자애의 모습도 기억나구요.
어릴적엔 왜 그리 콧물 흘리는 아이들이 많았는지요.ㅋㅋ
(전 절대로 콧물 따위는 흘리지 않았어요....-,,- 라고 말하고 싶습니당.)
내복 벗을 때 정전기 때문에 빠직빠직 거리면서 나는 정전기 소리와 정전기 때문에 머리카락이 산발되었던 모습도 기억나구요.ㅋ

요즘은 내복이 촌스럽고 실루엣을 망가뜨려 보온성과 실용성에도 불구하고 미움과 냉대를 받고 있죠. 저 역시 커서는 내복을 입은 기억이 거의 없으니까요. 하지만 올해 경기가 어려워지니 웜비즈룩이 떠오르고 내복 역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. 웜비즈룩은 난방용 에너지 소비를 줄이자는 캠페인에서 비롯한 것으로 사무실 및 실내 난방온도를 낮추는 편안하고 따뜻한 옷차림을 일컫는 말입니다. 넥타이 안매기, 반팔와이셔츠 입기 등 올여름 한참 얘기가 되었던 쿨비즈룩의 겨울버전이라고도 할 수 있겠죠. 그런데 이말이 나온게 몇년전 일본의 국가적 캠페인이였다고 하네요. 의도는 좋습니다만 어째 늘 따라하기만 하는 듯한 느낌이 드는건....떱

암튼 이래저래해 내복을 사볼까 하고 봤더니 두꺼운 빨간색 내복 내지는 삼중보온메리만 있는 줄 알았던 내복이 다양한 형태로 나오더군요.
셔츠 밖으로 삐져 나오지 않도록 목선이 깊게 파인거, 소매길이를 깡총하니 짧게 한거, 또 미니스커트 입을 때도 따뜻하게 허벅지까지 오는 3부 길이로 나온거, 알아서 혼자 열을 내는 발열기능이 있는 거 등등.. 가격의 압박만이 아니라면(생각보다 마이 비싸더군요. 발열기능이 있는건 10만원을 훌쩍 넘더라는..) 촌스럽고 실루엣을 망가뜨려 못 입겠다는 얘기는 못하겠어요.--;;


쇼핑몰을 하다보니 밖에서 촬영을 하는 일이 많은데 겨울촬영은 진짜 마이 힘듭니다. 손은 곱아서 카메라 셔터도 잘 안눌러지지, 얇은 옷 입고 촬영하게 되면 모델들은 그야말로 사시나무 떨듯 부들부들..(상세컷을 보여줘야 해서 한겨울에 티하나만 입고 찍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.ㅜㅜ) 정말 불쌍하거든요. 올 겨울엔 내복이라도 입히고 찍어야할까 봐요.^^

가스비, 전기세, 기름값 다 올랐는데 집에서 반팔입고 뜨시게 지내는 거 보다 보일러 온도를 낮추고 내복입고 수면양말 신고 그렇게 아끼면서 환경도 생각하면서 겨울을 나보자구요.